(사진=JTBC)

먼저 나는 유시민 전 장관을 ‘조금’ 좋아한다. 그 정도는 보수에서 볼 때 ‘너도 종북좌파잖아!’할 정도이며, 진보에서 볼 때 ‘지지하는 거 맞아?’ 정도가 될 것이다.

유시민 전 장관도 인간이고, 그도 실수를 한 일이 있다. 과거 ‘서울대 쁘락치 사건’이 있었다. 서울대생이 아닌데 서울대를 출입한 사람을 학생들이 잡아가 고문을 한 사건이다. 한 명이 아니었는데, 상당한 후유증을 겪은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이 일도 유시민 전 장관을 이해하고 싶다. 그 시대는 광기의 시절이었다.

12.12 사태 이후 정권을 잡은 전두환이 서울대를 탱크로 쳐들어 갔을 때, 유일하게 서울대를 지킨 인물이 있다. 바로 유시민 전 장관이다. 어떻게 보면 별 의미없는(그가 있던 없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일에 대해 유시민 전 장관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누구 한 명 서울대를 안 지켰다면 후세에 정말 창피했을 것이다.”


◇1라운드. 그가 옳았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증하기 전 비트코인이 가격이 급증한 일이 있다. 백분율로 계산을 하면 그때 상승폭이 더 컸던 것 같다.

당시 유시민 전 장관은 ‘썰전’을 통해 비트코인 투자는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후 비트코인은 거짓말처럼 떨어졌다. 세간에는 ‘유시민이 여럿 살렸다’라는 말이 있었다. 당시 내 주변에도 채굴장비를 샀다가 처분한 사람이 있었을 정도였다. 


◇2라운드. 그가 틀렸다.

2020년말. 더 이상 오를 일 없어 보이던 비트코인이 계속 상승하였다.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말로 비트코인은 물론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기 전 비트코인은 연일 신기록 행진을 하였다.

지금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상당하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부분이 있다. 가치는 그 자체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은 그렇게 희귀한 광물이 아니다. 한국은 단위면적 당 금 매장량이 세계에서 5위 안에 드는 국가로 알고 있다. 왜정시대 일본이 상당한 양의 금을 수탈했음에도 그러하다. 한강만 해도 샅샅이 뒤지면 상당한 양의 금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해서 금을 수입할 뿐이다. 

그런데 금보다 희귀한 광물은 많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광물 중 가치가 없는 광물도 많다. 이는 어디까지나 사람이 결정하는 사항이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숫자의 조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숫자의 조합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이 있고, 그러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현재 비트코인이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물가상승을 위한 대비책(헤지)으로 보아 투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방침을 발표했다. 다음 타자가 애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 그렇게 된다면 비트코인의 효용성도 상당해 질 것이다.

혹자는 비트코인이 돈세탁이나 테러에 사용된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금, 또는 휴대폰에서 반드시 필요한 광물인 콜탄의 경우도 그러한 용도로 사용된다. 돈세탁이나 테러자금을 확보하려는 단체는 무슨 일이든 다 하는 사람이다. 그들에게 비트코인은 그냥 포트폴리오 중 하나이다. 콩고의 경우 콜탄을 더 차지하려고 총이 사용되고, 유혈사태가 벌어진다.


◇3라운드. 유시민이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시민이 맞을 수도 그리고 틀릴 수도 있다. 그를 ‘조금’ 좋아하는 마음으로 그가 맞기를 바라지만, 그가 틀릴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지긋지긋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올해에도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SARS나 신종플루처럼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는 미래를 알지 못한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의 유용성이 더욱, 또는 아주 많이 높아질 가능성도 우리는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이 있다. 그가 마지막까지 서울대를 지켰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큰 이변이 없을 경우 ‘조금’은 그를 좋아할 것이다.


[이 글은 익명의 독자가 보내 온 기고로, 본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